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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시] 어머니의 정원_이용찬
11-11-21 16:24

어머니의 정원

이용찬

 

  시집살이 매운 맛 고추장독

  가난으로 담근 간장독

  세월담은 장아찌 항아리 위

  새벽 찬바람 떨치며

  두 손 모아 올리는 정화수 한 그릇

 

  시리도록 크게 뚫려

  깁고 여미어도 메워지지 않은

  어머니 가슴에는

  아무도 모르는 구멍이 있었다

 

  헤진 모시 적삼 비집고

  구멍 난 가슴속 젖무덤 찾아 물며

  눈물 모르고 보내온 내 철부지 시절

 

 
어머니는 정원을 가꾸었다

 

울타리 삼아 잘도 피는

봉숭아꽃 붓꽃

한밤 달님 사랑으로

더욱 밝아진 달맞이꽃

돌보지 않아도 늘 그 자리에 있는

채송화 맨드라미

어머니 정원에는

사철 하얀 장꽃이 피고

가슴을 도려내어 남 몰래 키운

소원이 함께 자랐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