갤러리세인 : 아트세인
     
   
 
 
 
 
 
[국민일보] '짐승의 시간' 꽃과 보석으로 태어나다‥작가 최지윤展
15-11-25 15:16
'짐승의 시간' 꽃과 보석으로 태어나다‥작가 최지윤展 기사의 사진
최지윤 作 '달콤한 꽃-약속Ⅰ' 캔버스에 혼합재료 2015
서울 학동로 갤러리 세인은 작가 최지윤 초대전을 오는 5일까지 개최한다.

세인 정영숙 대표는 23일 “한국화를 전공한 최 작가는 활발한 터치와 추상을 융합하여 내밀한 자연의 감성을 감각적인 조형방식으로 드러내는 작품 활동을 해왔다”며 “이번 전시 작품의 주제가 되는 꽃과 새를 표현하는 노동집약적 노고가 경이롭지만 특정 주제를 꼴라주하여 그 노동에 조응 하도록 한 작가만의 독창성이 확연히 돋보인다”고 설명했다. 

최 작가는 경희대 미술대학과 같은 대학 교육대학원을 졸업한 한국화 중진이다. 1990년 대한민국미술대전 입선을 통해 이름을 알린 뒤 이 상을 2년 연속 수상해 한국 화단의 젊은 작가로 주목 받았다. 이후 96년 미술대전에 또 한 번 특선함으로써 확고한 유명 작가 반열에 들어섰다. 

이를 바탕으로 90년대 4차례에 걸친 개인전과 서울국제아트페어 참가로 이륙기에 접어든 작가는 2000년대 이후 16번의 개인전과 스위스 취리히아트페어 등 20여 번의 아트페어 참가로 스타 작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. TV드라마 ‘인순이는 예쁘다’ ‘엄마가 뿔났다’ ‘식객’ 등에 작품이 걸려 드라마 세트장을 품위 있게 만드는 한편 시청자에게는 미술 작품을 대하는 친근성을 향상시켰다. 또 용혜원 시인의 시집 ‘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’, 여성국악실내악단 ‘다스림’의 음반 ‘바람의 향기’ 등에 꿈속 같은 화풍의 작품이 실리기도 했다.

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, 서울시립미술관, 외교통상부, 상명여대 박물관 등이 소장하고 있다.

최 작가는 이번 ‘달콤한 꽃展’을 통해 ‘그녀의 봄’ ‘황금연못’ ‘발레리나Ⅰ’ ‘약속Ⅰ’ 등 중·대작 20여점을 선보인다. 인간이면 저마다 자신에게 위로를 보내는 사치에 대한 욕망, 그리고 그 반동으로서 누르려는 절제의 미학이 잘 들어난 작품들이다. 

‘약속Ⅰ’은 붉은 바탕이 세상에 던져진 열정적인 존재, 인간의 삶을 의미한다. 그 뿌리는 먹(黑), 즉 천지창조 이전 어두운 땅이나 그 땅은 생명을 보석처럼 품고 그 보석에선 연분홍 매화가 꽃피운다. 모파상의 소설 ‘여자의 일생’ 한 대목 ‘인생이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그렇게 좋지도 나쁘지도 않다’가 떠오를 정도로 스토리가 대서사이나 이를 절제의 미학으로 군더더기 없이 화폭에 담았다.  

‘리더Ⅰ’은 꽃과 새, 나무, 바위 등 자연 속에 내재된 ‘짐승의 시간’에 대한 표현이다. 보는 이에 따라 표범, 치타, 사자, 하이에나 등으로 비쳐지는 생명의 원시성은 어느 한 부분 육체의 진화를 거부하는 인간의 폭력성 그리고 그에 따른 상처를 고스란히 보여준다. 그럼에도 ‘기품 있는 폭력과 상처’가 보석처럼 드러나는 것이 이 작품의 피할 수 없는 매혹이다. 

작가는 “꽃비가 캠퍼스에 눈처럼 하얗게 날리던 봄날 붉은 가슴을 가져 본 적 있었다”며 “그 봄날 뜨겁던 심장, 그 심장의 뜨거운 피가 도는데도 그대로 얼어버린 마음, 또 그러면서도 벚꽃 잎 떨어지듯 떨리던 눈빛을 평생 안고 살며 화업으로 가게 될 줄 그 때는 정말 몰랐었다”고 말했다(02-3474-7290).

전정희 선임기자 jhjeon@kmib.co.kr